그림책방 품 & 치유공간 숲 (품&숲)

수줍은 고백을 받은 날~^^ 본문

무돌이 좋아하는 것들에 대하여/무돌의 끄적끄적 낙서

수줍은 고백을 받은 날~^^

무지개숲 돌고래^^ 2022. 3. 6. 12:07
728x90

어젠 시아버님 제삿날이었다
난 4남매의 막내 아들과 결혼을 했지만
결혼후 2년뒤 큰 형님 가족이 미국으로 홀연히
떠나신 후 각 제사와 명절을 지내고 있다

2002년 영화일을 함께 하던 동료 아버님의
장례식에 갔던게 아버님과의 첫 만남이었다
육신을 벗은 아버님의 영혼은 날 기억할지 모르지만~
그리고 다음해는 결혼을 앞둔 예비 며느리로
첫 제사라 함께 했고
그 다음해는 결혼을 하고 막내 며느리로 함께 했고
그렇게 한해 더 큰아들네에서 제삿밥을 드시곤
그 다음해부터 지금까지 막내네 집에서 제삿밥을
드시고 계신다~
어머님과 함께 하다 몇년 전부터는 내 몫이 되었는데
그 이후부터 조금씩 먹는 사람들에게 맞추는 간소한
제삿날과 차례를 지내고 있다

물론 많은 제사들은 조금씩 줄어들고
지금은 아버님 제사만 지낸지 좀 되었다
오늘은 가족들이 모두 좋아하는 갈비를 올린다
먹지 않고 버려지는 음식을 하지 않고
모두 먹는 음식
아버님이 좋아하신 고기로~

아버님은 막내네서 드시는 마음이 어떠실까?
막내 아들과 친하지도 않았던 아버님~
살아 생전 얼굴 본 적은 없는 며느리~
그래도 20년이면 1년에 3번은 함께 하신다고 상상하면
어떤 마음이실까?
아버님 사진을 보며 물끄러미 물어본다

‘고맙구나 아가야~ 고맙다..’
왠지 쑥스럽지만
수줍은 아버님의 고백이 느껴지는
20년 만의
수줍은 고백같은 느낌이 느껴진 날~^^

아버님과 햇살 가득한 마당에
나와 잠시 함께 머물러 본다

방안에서는

지나간 시간은 추억 속에
묻히면 그만인 것을
나는 왜 이렇게 긴긴 밤을
또 잊지 못해 새울까

아들의 기타 연주에 아빠의 노래가 마치
배경음악처럼 깔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