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살 아들이 내 품을 떠나 새로운 공간으로 떠난 날이다. 17년동안 내 울타리에 있던 아이가 고등학교 1년을 아빠와 함께 살며 오디세이 학교를 다니기 위해 서울로 갔다 아무렇지도 않을거 같은 마음이 요상하다 슬픔이 그리움이 아련함이 가슴안에서 작은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느낌이다 괜시리 눈물이 나고...
가족여행으로 베트남에 태국에 함께 한달 넘게 지내다 아빠가 일주일 먼저 갔다고 슬퍼한 아들이 이제야 이해가 된다 아들의 난 자리가 이렇게 허전할줄은 상상을 못했다 괜찮을줄 알았는데 너무 너무 허전하다 아들의 방에 아들이 없다는게 정말 슬프다. 앞으론 없는 날들이 더 많을텐데 이렇게 조금씩 또 익숙해져가겠지~
중학교 2학년 때였나 함께 방을 쓰던 작은 고모가 시집을 가고 혼자 남겨진 방에서 이불 뒤집어 쓰고 울던 기억이 난다 단칸방에서 살다 옆방을 더 얻어서 가운데 나무장같은걸로 막고 창문쪽엔 나와 고모가 문쪽엔 동생과 삼촌이 지냈는데 언니나 여자 형제가 없던 내게 고모는 많이 힘이 되어줬던거 같다 함께 밤에 라디오도 듣고 에이스에 커피도 찍어먹고 늘 바쁘던 엄마대신 고모라도 있어서 좋았는데 시집을 가고 빈자리가 어찌나 슬프고 외로웠던지 그때 충분히 공감받지 못한 아이가 함께 슬퍼한다
그냥 같은 공간에 함께 존재한다는것 만으로도 힘이 되고 위안이 되었던 아들이었구나~^^ 내가 울자 딸아이가 안아주곤 방으로 들어간다 이제 점점 독립의 길로 서서히 아이들은 떠날테고 난 또다른 홀로서기를 잘해야겠구나...